수능 영어에서 등급을 가르는 문제를 딱 하나만 꼽으라면, 많은 선생님이 주저 없이 빈칸추론을 말합니다. 시험지 31번부터 34번에 몰려 있는 이 유형은, 해석은 다 되는데 이상하게 답이 갈리는 대표적인 구간입니다.
저희가 ExamBuilder로 빈칸 문항을 자동 출제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지점도 여기입니다. 빈칸은 "그럴듯한 말"을 넣는 문제가 아니라, 지문이 스스로 정해둔 답을 되찾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답에는 반드시 지문 안에 근거가 있어야 하고, 그 근거를 못 찾으면 아무리 해석이 매끄러워도 틀립니다.
오늘은 그 근거를 찾아내는 3단계 전략을 정리합니다. (전체 15유형 지도가 궁금하다면 수능 영어 문항 유형 완전 정복 — 15유형 한눈에를 먼저 보고 오셔도 좋습니다.)
왜 빈칸추론이 어려운가
이유는 크게 셋입니다.
- 빈칸 문장이 대개 글의 핵심입니다. 필자가 가장 하고 싶은 말, 즉 주제문에 빈칸이 뚫리는 경우가 많아 지문 전체를 이해해야 풀립니다.
- 매력적인 오답이 많습니다. 지문에 나온 단어를 그대로 쓴 선택지는 익숙해서 정답처럼 보이지만, 논리는 어긋나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 추상적인 지문(철학·과학·사회 이론)이 자주 나와, 한국어로 옮겨도 뜻이 잘 잡히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빈칸추론은 독해력 문제가 아니라 논리 복원 문제입니다. 접근법이 정해져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3단계 풀이 전략
STEP 1. 빈칸 문장의 역할부터 파악한다
빈칸에 답을 채우기 전에, 그 문장이 글에서 무슨 역할인지부터 봅니다. 대부분 빈칸 문장은 글의 주제문이거나 결론입니다. 즉 빈칸은 곧 필자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의 핵심어라는 뜻이죠. 이걸 알면 "지문 전체가 결국 무슨 말을 하고 있나"를 먼저 잡고 빈칸을 좁힐 수 있습니다.
STEP 2. 지문 안에서 근거(재진술)를 찾는다
빈칸의 답은 상상해서 만드는 게 아니라, 지문 다른 곳에 이미 다른 표현으로 적혀 있습니다. 같은 내용을 예시로 풀어 쓴 문장, 부연 설명, 반복되는 키워드 — 이 재진술(paraphrase)이 정답의 근거입니다. 특히 빈칸 앞뒤의 연결어(however, therefore, for example …)는 결정적입니다. 역접이면 앞을 뒤집는 말이, 인과면 앞의 결과가 빈칸에 옵니다.
STEP 3. 선택지를 대입해 논리를 검증한다
후보를 좁혔으면 선택지를 하나씩 넣어 앞뒤 논리가 맞는지 확인합니다. 이때 소거 기준은 명확합니다. 지문에 근거가 없는 비약, 일부만 맞고 나머지가 어긋난 선택지, 지문 단어만 익숙하게 가져다 쓴 함정 — 모두 탈락입니다. 남는 하나가 답입니다.
실전 예시로 확인하기
짧게 각색한 예시입니다. (수능은 모두 5지선다예요.)
Technology promises to save our time. Yet the more tools we adopt, the more messages, updates, and notifications demand our attention. In the end, these conveniences often ______.
빈칸에 알맞은 것은?
① save us more time
② create new demands on us
③ make our tools cheaper
④ reduce our daily stress
⑤ replace human workers
정답: ②
- 근거: 둘째 문장의
Yet(역접)이 신호입니다. "시간을 아껴준다"는 앞 내용을, 뒤에서 "오히려 더 많은 알림이 주의를 요구한다"로 뒤집고 있죠. 그러니 빈칸에는 앞을 뒤집는 결론 = "새로운 요구를 만든다"가 와야 합니다. - 오답 이유: ①·④는 역접을 무시하고 앞 내용을 그대로 반복한 함정입니다. ③·⑤는 지문이 다루지 않은 엉뚱한 방향(가격·고용)이라 근거가 없습니다.
보시면 답이 감이 아니라 지문 안 신호어(Yet)로 결정됐습니다. 빈칸추론은 늘 이렇습니다.
흔한 함정 & 체크리스트
- ❌ 빈칸 문장만 읽고 상식으로 채우기 → 지문 논리를 무시하게 됩니다.
- ❌ 지문에 나온 단어가 들어간 선택지에 끌리기 → 매력적 오답의 전형.
- ❌ 연결어(however, thus, for example)를 흘려 읽기 → 방향을 놓칩니다.
풀기 전 스스로 이렇게 물어보세요.
- ☐ 이 빈칸 문장은 글의 핵심(주제문)인가?
- ☐ 내가 고른 답의 근거를 지문에서 한 문장으로 댈 수 있는가?
- ☐ 빈칸 앞뒤 연결어의 방향(역접·인과)과 맞는가?
세 개에 모두 "예"라고 답할 수 있으면, 그 선택지가 정답입니다.
마무리 — 결국은 '근거 대며 반복'입니다
빈칸추론은 요령으로 오르지 않습니다. 매번 정답의 근거를 지문에서 짚어보는 훈련을 다른 지문으로 반복해야 접근법이 몸에 붙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근거가 분명한 빈칸 문제를 충분히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죠.
ExamBuilder는 지문 하나만 넣으면 빈칸추론을 빈칸(단어)·빈칸(문장, 객관식)·빈칸(문장, 주관식) 세 형태로 자동 출제합니다. 저희가 문항을 만들 때 정답 근거가 지문에 있는지부터 확인하기 때문에, 오늘 배운 3단계를 그대로 연습해볼 수 있습니다. 약한 유형부터 근거 대는 습관을 만들어보세요.
다음 편에서는 또 다른 킬러 유형, 순서 배열을 다룹니다.